아이패드와 플래시를 둘러싼 시장변화
플래시를 ipad, iphone 에 추가 시켜줄 것을 요구하는 어도비와 애플의 팽팽한 대립이 날이 갈수록 날카로운 신경전으로 번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나 역시 몇 년전부터 밥벌이의 상당 부분이 플래시 개발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플래시가 사장될 수 있는" 현재의 변화는 그다지 즐겁지 못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하지만, "플래시가 저가의 앱스토어 생태계를 망칠 수 있다." 라는 이해관계를 빼더라도 플래시가 앞으로의 웹서비스에 어울리냐? 라는 화두에는 솔직히 까놓고 "응" 이라고 말하기가 어렵긴 하다.
아이폰이 필요로 하는 웹(web) 의 본질성과 앱스토어
애플의 iphone 이 가지는 큰 의미 중 한가지는 "웹을 본래대로의 hyper text document" 의 위치로 돌려놓았다는데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internet = web" 으로 취급해서 web 을 만능 상자 따위로 발전시켜서, 심지어 몇 년 전까지는 "웹브라우저는 이미 OS 와 같다." 라는 망언까지 튀어나오게 한 상황에서 물러서서 웹을 "이미지, 음악, 동영상 등이 같이 포함된 hyper text 문서를 hyper link 로 엮은" 본래의 의미로 되돌려 놓았다는 것이 큰 의미를 지닌다고 본다.
그게 웹(web)이다!
지금처럼 ajax 니 flash 니 하면서 문서 이상의 표현능력을 발휘하기 위해 hyper link 를 위한 hyper text document 의 url 을 무시하면서까지, 어플리케이션으로 표현하면 될 것을 구지 웹브라우저에서 돌아가는 웹어플리케이션 따위로 표현하는 것은 사실 상 웹이 아니다....
RIA(rich internet application) 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모순이 있다. web 은 internet 의 부분집합 이지만, web 속에 internet application 이 실행된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다. RIA 는 "잘못된 어플리케이션, web 의 역할 분할" 속에서 태어난 기형아 라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
이전까지 플래시가 필요했던 이유는 OS 가 가지는 어플리케이션 설치의 복잡성 (어플리케이션을 구할 루트의 난잡함, 설치의 복잡함) 을 해결하기 위해서 였다고 볼 수 있다. 어플리케이션으로 해도 될 일을 구지 web 으로 표현할 수 밖에 없었던 시장의 불균형 속에 플래시가 태어나고, 각광 받았다는 것이 사실이다. 말 그대로 어쩔 수 없었기에 플래시가 필요했었다.
하지만, 애플은 이를 마켓의 단순화를 통해서 해결을 봤다. 필요한 앱을 검색하고 다운받는 행위들을 단순화 시킴으로서 기존 플래시가 가지고 있던 무의미한 "웹 어플리케이션 서비스" 의 영역을 다시 "어플리케이션 서비스" 의 영역으로 되돌려 놓았다고 보면 될듯 싶다. 쉽게 이야기 해서 현재 애플이 꾸려놓은 아이튠즈 앱스토어 마켓에서 "internet != web" 의 공식이 성립된다. 애플의 생태계에서 web 은 hyper text 의 집합이면 될뿐이지, 구지 "어플리케이션" 일 필요가 없다.
애플의 생태 속에서 internet 을 표현하는 방식은 "어플리케이션과 웹" 으로 나뉘어진다. 구지 쓰잘데기 없이 웹을 어플리케이션 따위로 만들 필요는 없는 것이다. 애플은 앱스토어 라는 마켓의 합리화를 통해서 잊혀진 "합리성" 을 되돌려 놓았다.
HTML5
애플도 그렇고, 많은 웹표준 지지자들도 그렇고 플래시의 대안으로 "HTML5" 를 이야기 하는데, 솔직히 까놓기 이야기해서 "HTML5 의 canvas" 가 다시 flash 같은 기능을 하게 된다면... web 은 다시 지옥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웹 으로서 필요한 것... "hyper text document 에 고정된 자원 주소(url)이 있을 것, 그래서 그것들을 hyper link 를 통해 엮어서 마치 거미줄처럼 만들것" 이라는 명제에 어긋나서는 안되도록 사용되어져야 하는 것이 새로운 부대인 HTML5 라고 볼 수 있다.
HTML5 가 가지는 의미는 "hyper text" 라는 이미지, 비디오, 오디오, 그 외 잡다구리한 것들을 종합적으로 표현 가능한 문서를 만드는데 있어서 더 이상 외부의 플러그인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 중, 비디오와 그 외 잡다구리한 것들이 기존의 hyper text 에서 순수하게 지원되지 않아서 껄끄러웠던 것인데... flash 가 각광을 받는데는 바로 그 두가지 요소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video 의 경우 2000년대 중반까지 ms 의 미디어 플레이어, 리얼미디어 플레이어, 애플의 퀵타임 등이 난립함으로서 사용자들을 고통스럽게 하던 것을 flash 가 시장평정을 함으로서 편리했던 부분을 다시 순수하게 브라우저 내장 코덱을 통해서 해결을 보려하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나쁠게 전혀 없다...
canvas 의 경우는 flex 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flex 라는 콤포넌트 단위에서 부터 출발하는 개발방식이 주는 "자유로운 표현" 의 제한성을 생각하면, html 의 태그 (이것도 하나의 콤포넌트라고 볼 수 있겠지...) 에서 부터 출발하는 개발방식이 가끔씩은 얼마나 "필요한 것을 만드는데 힘이 들게 하는지" 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canvas 는 flash 처럼 표준화된 html tag 들이 표현하지 못하는 것을 표현해주기 위해서 필요하다. 이전까지는 flash 로 이것을 해결했었지만, 이것을 웹표준의 영역으로 되돌리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문제점은 flash 가 가진 10년 숙성의 내공을 따라잡기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것 뿐이고...)
많은 시야가 밝은 flash 개발자들이 canvas 에 접근을 하려고 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제발 부탁인데 canvas 로 데스크탑 flash 를 재현하려는 쇼는 하지 말길 바란다... 새로운 시대의 기술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방식에 익숙해져야 한다.
하지만, 이미 Flash 가 들어간 웹페이지가 너무 많아
이것은 틀린 말이다. 플래시가 걸어온 사용자 편의에는 "마우스와 키보드" 에 대한 서비스 결합도가 너무 심하게 되어있다. (보다 깊은 영역을 만져 더 편리하게 만들 수 있는 플래시가 가진 "결합도" 의 이면이라고 할 수 있다. 좋기 때문에 나쁜 것이다.)
멀티터치 제스쳐에는 Over 와 Out 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플래시 UI 의 상당 부분은 Over 와 Out 을 기반으로 편리를 추구한다.
가슴에 손을 얹고 이야기해서 플래시 플레이어가 ipad 에서 돌아간다고 이야기했을때, 당신이 만든 작업물의 몇 %가 (멀티터치라는 마우스와 다른 룰의 디바이스 환경과 모바일의 성능 환경 속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할 것 같은가?
플래시 플레이어가 돌아간다고 해봤자... 어짜피 다 새로 뒤집어 엎어야 한다. (아니, 뒤집어 엎는건 둘째치고 그간에 존재할 아비규환의 웹지옥은 어쩔 것인가?) 어짜피 새로 만들 거... 디바이스 환경과 현 시대에 괜찮은 기술들을 통해서 새로 만드는 것이 깔끔한 선택이다.
웹 어플리케이션의 끝... 플래시는 돌아간다.
이야기 했다시피 어플리케이션이 그 역할의 본질적 의미를 찾아가는 컴퓨팅 시대이기 때문에 플래시나 AJAX 등을 사용해서 데스크탑 어플리케이션을 흉내낸 웹 어플리케이션은 그 의미가 쇠퇴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보다 좋게 만들 수 있고, 구지 웹 이라는 플랫폼 위에 얹을 필요가 없어진 시대에서 웹 어플리케이션은 그 의미가 크게 떨어진다.
그렇기에 웹서비스와 어플리케이션의 빈틈을 메꿔주던 웹 어플리케이션의 의미는 점차적으로 쇠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대표주자 였던 플래시의 의미 역시 모순에 휩쌓이게 된다.
웹 다우면서 동시에 어플리케이션 다워야 했던 플래시의 모순은 사라지고, 이제 웹은 웹답게, 어플리케이션은 어플리케이션 답게 가면 그뿐이다.
좋든 싫든 플래시는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본다. 그게 웹의 본질로 돌아가게 될 회귀를 의미할지, 아니면, 돌아가신다는 죽음을 의미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현재의 플래시는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
나라 잃는 설움
만화가 쳐망하다시피 해서 여러 분야를 떠돌다가 플래시에 정착하게 되었는데... 시대가 다시 플래시의 퇴장을 요구하고 있으니 막막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발 붙일 곳 없는 나라 잃는 설움에 "큽!" 한다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플래시가 퇴장한다고 해서 "플래시와 같이 편리한 서비스" 가 퇴장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컴퓨터의 어플리케이션 배포체계의 비합리성으로 인해서 반쪼가리 어플리케이션 이었던 플래시를 통해 서비스를 받을 수 밖에 없었던 사용자들이 제대로 된 어플리케이션으로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 옳을지도 모른다.
사람이 하는 일은 모두 사람을 위해 하는 일일 뿐이고, 사람이 만든 모든 물건은 사람을 위해 필요한 물건일 뿐이다. 플래시 라는 도구를 통해서 좋은 물건을 보다 빠르고 간편하게 만들 수 있었다는 시대의 증거물이 남겨져 있는 상태에서 플래시라는 도구의 대안없이 플래시라는 도구를 사장시키려 한다면 그것은 곧 애플의 패배를 의미한다. 플래시에 대한 잡스의 비판은 그래서 훌륭함과 멍청함의 양면성을 지닌다. 애플에겐 플래시와 같이 간편하면서 훌륭한 도구가 없다...
단지, url 을 통해 접근하던 플래시 웹 어플리케이션이 데스크탑에 아이콘 탭을 통해 실행되는 어플리케이션으로 바뀌는 것 뿐이다. 기술이 죽지만, 소비자는 영원하고, 기술은 사라지지만, 소비자를 위해 일하던 기술자의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플래시를 하던 당신에게 "액션스크립트와 플래시, 플렉스" 만 있다면 당신은 시대와 함께 쓸려 나갈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플래시를 통해 구현하고자 했던 인터넷 서비스의 이상" 을 가지고 있다면 당신은 다른 기술을 통해서 플래시에서 해오던 일을 그대로 다시 하게 될 것이다. (공부한다고 피곤하긴 하겠지만...)
"사람이 사람을 위해 하는 일" 의 본질로 돌아간다면, 시대의 변화 따위는 아무 의미 없다. 역사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사람이 하는 일은 모두 사람을 위해 했을 뿐이니깐...
고객의 편에 서있는 한 당신은 언제나 안전하다. -Google
2010년02월01일 15:29
너무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플래시가 문제.
1. 디자니어에게는 창작욕구 충족 장비
2. 개발자에게는 빠른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는 장비
3. 서비스업자에게는 엔드유저의 입맛을 빠르게 맞추게 할 수 있는 장비.
결론은 비표준화의 난립
플래시 컴포넌트, 플렉스….플래시 빌더…에어….
장점이 빠른 UI의 개발이었는데…결국은 여기저기서 욕 바가지로 먹는 툴.
접근의 용이함이 만들어낸 버그 덩어리 컨텐츠들…
최고의 개발 실력자가 나타나 평정을 해버리지 않는 이상 욕먹는 플래시의 변화는
없을 것 같다.
2010년02월01일 22:36
넘 좋아도 탈…ㅎ_ㅎ;